한국에서 가져온 육아템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출산 준비를 하면서 여러 육아 아이템들에 대한 정보를 책, 유튜브, 블로그 등을 통해 얻었다. 한국 콘텐츠, 외국 콘텐츠 모두 봤는데, 어떤 외국 엄마들은 육아에 있어서 미니멀리스트를 추구하며 최소한의 아이템으로 아이를 키우려고 했다. 나도 괜히 육아 아이템에 돈 많이 쓰기 싫고 평소 이것저것 많이 사는 편이 아니어서 '육아 미니멀리스트도 괜찮겠네.'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웬걸 ㅎ 막상 육아를 시작해 보니 나는 어느새 육아템 맥시멀리스트가 되어 있었다 ㅋㅋ
아내와 나 모두 그리 에너지 레벨이 높지 않은 타입이고, 적지 않은 나이에 아이를 갖게 되니 (적어도 나는) 육아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예상보다 훨씬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육아가 조금이라도 쉬워질 만한 아이템이라면 일단 사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처음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육아템을 보유(?)하게 되었다.ㅋ 돈이 조금 들더라도, 육아가 조금이라도 편해지면 우리가 편해지고 아이에게도 더 잘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처음에는 분유 포트에 물을 끓여 놓고 수유할 때마다 타서 먹이곤 했다. 낮에는 그래도 할 만했는데 새벽 수유가 문제였다. 특히 아이가 신생아시절 수유텀이 한 시간 반이었을 때는 밤에 졸려서 눈꺼풀이 무거운 상태에서 게다가 수유등만 켜서 어두운 방 안에서 물을 붓고 분유를 타는 것은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그래서 바로 베이비 브레짜 사자고 했고 아내도 바로 수긍했다 ㅋㅋ
이런 식으로 사 모은 육아템이 많지만, 그중에서 오늘은 부득이 한국에서 공수해서 쓰고 있는 육아템을 공유하고자 한다.
1. 머미쿨쿨
아기를 눕혀 재우는 것이 항상 어려웠다. 신생아 시절에는 스와들업을 잘 썼지만 여름이 다가오니 아이가 더울 거 같아서 잘 쓰지 못했다. 그래서 팔만 고정시키는 스트랩을 샀는데 아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많이 쓰지 못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한국에서 유명한 좁쌀이불을 공수하게 되었다. 미국에는 weighted baby blanket 같은 게 있는 것 같은데 좁쌀이불처럼 팔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이불은 없는 것 같다. 다행히 5개월이 되어 가는 지금도 잘 쓰고 있다. 다만 지금은 힘이 세져서 양팔을 누르는 좁쌀 무게를 극복하고 스스로 팔을 빼서 문제 ㅋ 그래서 요즘은 처음부터 팔을 빼고 가슴 밑으로만 덮어주거나, 잠들려고 할 때만 팔을 이불 안에 넣고 내가 조금 잡아줘서 도움을 주는 용도로 쓴다. 팔을 빼고 덮더라도 몸을 지그시 눌러주고 지탱해 줘서 그런지 확실히 자는데 도움이 된다.
2. 수유시트
수유시트를 사기 전에는 주로 한 팔로 아기 머리 부분을 지탱해서 수유를 시켰는데, 이러다간 엄마 아빠 손목이 모두 아작 날 것 같아서 머미 쿨쿨과 함께 공수했다. 써보니 아이도 안정적으로 눕힐 수 있고, 엄마 아빠 손목 건강도 지키면서, 수유 중에 한 손이 고정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우리 아이의 성장속도가 최상위권이라 곧 머리가 수유시트 밖으로 나올 시기가 머지않아 아쉬울 뿐이다ㅠㅠ
3. 포그내 아기띠
이미 물려받은 베이비뵨, 해피 베이비 아기띠가 있었고 여기에 여름용으로 베이비뵨 메쉬를 사서 쓰고 있던 터라 아기띠가 더 필요할까 싶었다. 그러다 국민 육아템 추천 글을 통해 포그내를 알게 되었고, 기능이나 만듦새도 좋고 힙시트도 된다고 해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아이 할머니께서 선물로 사주셨다) 공수했다. 써보니 다른 미국 아기띠보다 세심하게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느낌이고, 아기를 안고 있을 때 안고 있는 사람과 아기 모두 더 편한 거 같다는 느낌이다. 여러 가지 모드로 꽤 오랫동안 쓸 수 있으니 비싼 값 한다는 생각이다.
4. 베이비 스위밍풀
아이가 목욕하는 걸 좋아해서 그러면 수영하는 것도 좋아하겠지라는 생각에 한국에서 공수했다. 미국에는 이런 콘셉트의 제품이 없는데, 아마 미국에는 자기 집이나 커뮤니티 내에 풀장이 있어서 이런 게 필요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그냥 집에서 아기가 편하게 물속에서 놀 수 있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공수하게 되었는데, 요즘엔 생각보다 많이 쓰진 않고 있다. 처음 몇 번은 아이가 좀 좋아했는데 최근에는 풀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 찡찡대기 시작해서 꺼내 줄 수밖에 없었다. 풀에 물이 꽤 많이 들어가는데 이렇게 되면 다른 곳에 재활용한다고 해도 물이 좀 아깝게 된다. 이번 주에 오랜만에 다시 시도해 봐야겠다.
그럼 이런 한국 육아템을 미국에서 어떻게 주문하고 공수했는지는 다음 포스팅에서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