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이라는 아메리칸드림-우리가 원하는 집(2020년)
(아래 글은 부정확할 수 있으며, 미국 조지아주 또는 메트로 애틀랜타에 주로 해당되는 내용으로써 미국 타 지역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여전히 저는 첫 집 마련이라는 일생일대의 지출(?)을 위해 열심히 뛰고 머리 굴리는 중입니다. 최근 중요한 진전이 있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천천히 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저와 아내가 원하는 내 집의 조건들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Subdivision 내의 Single family house 일 것
한국에서 집을 찾는다고 하면 거의 아파트 혹은 빌라 정도가 될 것입니다. 이곳은 아파트, 콘도미니엄 같은 공동주택도 많지만 땅이 넓어서 그런지 단독주택, 즉 single family house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single family house 중에는 5,60년대 혹은 그전에 지어진 집들도 있는데요, 이 경우 숲 속에 나 홀로 집도 있고, 나름 집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는 경우에도 커다란 나무로 둘러싸여 있는 집이 많더라고요. 저희는 좀 더 정돈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subdivision 내의 single family house를 찾기로 했습니다.
Subdivision이라고 하면 한국의 타운하우스랑 비슷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개발 회사가 토지를 개발하여 단지를 만들고 그 안에 비슷한 모양으로 공동주택 또는 독채를 짓고 분양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조그마한 앞/뒷마당 및 차고가 있는 2층 단독 주택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원래부터 독채를 구할 생각이었고, 코비드 시대에 공동주택 살이의 어려움 (새벽 1시 위층 아이의 뜀박질, 새벽 3시 옆집의 '붐붐붐' 음악 감상 ㅠㅠ)을 겪고 나니 더욱 결심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2. Open floor plan 일 것
부엌과 dining area와 거실이 서로 트여있어 공간적으로 연결되는 구조의 집을 찾았습니다. 한 명은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거실에 있어도 서로 편하게 소통하면서 한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받기 원했으니까요. 그런 구조를 가진 집을 찾다 보니 자연히 2000년대 이후에 지은 집들이 후보가 되더군요. 90년대 이전에 지은 집은 거실, 부엌, dining area 등이 마치 다른 방처럼 분리되는 구조여서 자연히 타깃에서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3. 채광이 좋을 것
한국에서 살면서 '집은 남향이 좋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여기 사람들은 꼭 그렇지는 않나 봅니다. 온라인 매물 사진을 보면 한낮에도 불을 켜놓고 어두침침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꽤 있더군요. 애틀랜타가 좀 더운 지역이라 그런 건지 사람들이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건지.... 어떤 집은 남향임에도 불구하고 뒷마당에 몇십 년 된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워 북향집처럼 어두운 경우도 있더군요.ㅜㅜ 저 같으면 그런 집에서 살면 너무 우울해질 것 같습니다..
4. 방은 한 3개 이상, 그리고 뒷마당
방은 안방, 제 홈 오피스, 아내의 서재 및 (가능하면) 게스트룸까지 해서 최소 3개 이상으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뒷마당이 있는 집을 찾았습니다. 마음 놓고 고기도 구워 먹고, 밤에는 불 피워 불멍도 하고, 만약 반려견을 입양하게 되면 같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5. 1층 바닥은 마룻바닥, 공사 없이 바로 이사 갈 수 있는 집
제가 본 집들은 그래도 1층은 마루, 2층은 카펫으로 되어 있는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카펫은 그냥 교체해서 들어가면 될 것이고, 마루는 깨끗한 상태여서 그게 고치지 않아도 되는 집을 찾았습니다. 부엌이나 화장실도 이왕이면 깨끗하게 고친 집을 찾았는데, 역시 그런 집은 비싸더라고요.
6. 프라이버시
어떤 집들은 뒷마당에 나가면 다른 집 마당들과 마주 보고 있어, 마치 내가 무대 위에 있고 이웃들이 뒷마당에서 나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집도 있었습니다. 4차선 도로에서 집 안까지 다 보일 듯한 집도 있었고, 집들끼리 바짝 붙어 있어 이웃과 창문을 통해 언제든 인사할 듯한 집도 있었습니다. 정말 집 안에서는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집을 찾았습니다.
7. 통근 시간
몇 개월째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한동안 그럴 것 같지만, 그래도 회사와 가까워 출퇴근에 스트레스가 없는 지역으로 골랐습니다.
8. 한인 커뮤니티
한인 마트, 한인 음식점 등 한인 커뮤니티에 가까이 살면서 많이 편리했는데, 아무래도 회사 가까이에 있는 집을 찾다 보니 한인 커뮤니티와는 멀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처가 식구들과도 좀 멀어지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저희가 찾는 집의 조건들을 나열해봤는데, 물론 완벽한 집이란 없죠. 조건이 까다롭다고 하실 수도 있는데, 이런 조건들이 처음부터 정해진 것은 아니고 계속 집을 보다 보니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선명해지더군요. 그리고 많은 집들을 추리는 과정에서 기준들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과연 저희가 원하는 집을 찾았을지는.... 또 다른 포스팅에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