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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변호사 시험(Bar exam)에 합격! (2021년 글)

ATL종달새 2022. 10. 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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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부정확할 수 있으며, 미국 조지아주 또는 메트로 애틀랜타에 주로 해당되는 내용으로써 미국 타지역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래 글은 2021년 6월 8일, 조지아주 변호사 시험 합격 후 타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5월 말에 드디어 기다리던 Bar exam 결과가 나왔습니다. 며칠 전 이미 발표날이 공지가 되었는데 당일 새벽에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어쩌면 시험을 한 번 더 볼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확인했고 감사하게도 시험에 통과했습니다!

사실 이번 시험은 제가 두 번째로 본 바시험입니다. 첫 시험은 2020년 10월에 봤고 2021년 2월에 두 번째 시험을 치렀습니다.

조지아주뿐만 아니라 뉴욕, 캘리포니아 주 등에서 많은 한국인들이 시험을 보지만, 제가 치렀던 바 시험이 좀 특별했던 이유는 바로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해 시험 방식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는 임시적인 것으로, 코로나 판데믹이 잠잠해지면 본래대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먼저 일반적으로 바시험은 박람회장 같은 큰 공간에 다 같이 모여 치르게 되는데 제가 본 두 번 모두 remote exam으로, 집에서 제 노트북을 가지고 보았습니다. 원래 첫 시험은 Georgia International Convention Center에서 치러지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집에서 거리가 좀 있어서 근처 호텔까지 예약해두었는데, 시험을 몇 달 앞두고 원격 시험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다 같이 모여서 보던 시험을 각자 원하는 장소에서 노트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시험 감독은? 바로 노트북 내장 카메라가 시험이 실시되는 내내 시험자의 모습을 녹화하게 되는데, 만일 의심스러운 소리나 움직임이 감지되면 AI가 이를 표시하게 됩니다. 그러면 사람이 AI의 표시사항을 재검토하여 부정행위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만약 이런 시스템이 널리 활용된다면, 학교 시험도 굳이 모여서 안 쳐도 되겠네요 ㅎ 물론 갑자기 집에 방문자가 벨을 누르거나 자기 노트북이 갑자기 오작동을 한다든지 하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서 애를 먹었다는 경험담을 들었습니다.

 

당초 계획으로는 7월에 시험을 보고 바로 구매할 집을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로 인해 좁은 아파트에서 일과 생활을 병행하다 보니 꼭 내 집을 마련해서 이곳을 탈출하겠다는 의지가 더욱 강해지더군요.ㅎ 그런데 7월에서 9월, 결국 10월로 시험이 연기가 되니 이런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더구나 일, 공부, 생활을 좁은 곳에서 하나 보니 시험공부에 흐름을 타기가 어려웠고, 시험이 두 번이나 연기되니 공부할 시간이 많아졌다는 기대와 반대로 오히려 맥이 빠지더군요. 그래서 심정적으로 거의 포기 상태가 되었고, 돈도 꽤 드는데 시험을 보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시험을 포기하고 집이나 빨리 사자는 생각까지 들었죠. 결국 시험은 경험 삼아 보되 집 구매는 계획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시험 준비는 제쳐두고 집을 열심히 찾다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을 사게 되었고, 이사 날짜를 시험 이후로 했습니다. 결국 제 첫 시험은 텅 빈 새 집에서 혼자 조용히 치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알기로는) 모든 주의 바 시험은 매년 7월 말과 2월 말, 연 2회 치러지는데 특히 작년 7월 시험은 코로나로 인해 전례 없는 일정의 대혼란을 겪었습니다. 조지아주 같은 경우 2020년 7월 시험이 두 번이나 연기되어 결국 10월에 치러졌습니다. 미국의 변호사 시험은 각 주별로 각자 주관하다 보니, 코로나 시대에 대처하는 모습도 서로 달랐습니다. 몇 안 되지만 어떤 주들은 Diploma Privilege라는 정책을 실시했는데, 이는 주에서 인증한 로스쿨 졸업생들에게는 시험을 치르지 않고 변호사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어떤 주는 조지아처럼 시험을 연기하면서 동시에 원격을 전환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어떤 주는 현장 시험을 강행하기도 했습니다. 연기된 일정도 주별로 다른가 하면, 기존 시험 문제 유형의 일부만 친다던가 시험 문제의 개수를 줄인다는지 하는 여러 조치가 있었습니다. 조지아주 시험도 (10월에 한 해) 문제 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추후 시험 통과를 조건부로, 일정 경력 이상의 현직 변호사의 감독 하에 있는 졸업생에 한해 임시로 변호사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도 일부 주에 도입되었습니다.

마지막 변화로, 에세이가 오픈북 시험이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조지아주 바시험은 MBE(객관식), Essay(서술형), MPT (기록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국 변호사 시험과 유사), 모두 closed book 시험입니다. 그러나 원격 시험으로 전환되면서 에세이 시험이 오픈북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에세이 시험 중에 책, 노트 등 전자 정보가 아닌 종이로 된 모든 자료를 참고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따라서 시험 대비 전략도 조금 바뀌었는데, 중요한 Rule을 달달 외우기보다는 자신이 공부한 자료를 시험 중에 바로 활용할 수 있게 잘 정리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쟁점 파악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에세이 시험에 들이는 수고를 조금 줄여 객관식에 더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시험 준비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변화로 다소 혼란이 있었지만, 변화된 시험에 잘 적응하고 대비한다면 오히려 저 같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더 유리했던 시험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7년 전 한국에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고, 첫 변호사 생활을 시작할 때의 느낌이 떠오르네요. 이제 제 인생에 시험은 또 없겠죠? 제발....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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